제13회 전북청년미술상 수상자 발표
작성자
ryuartmuseum@gmail.com
작성일
2021-06-28 02:36
조회
754
제13회 전북청년미술상 수상자로
이주리(회화, 1972-) 작가가 선정되었습니다.
전북청년미술상에 많은 관심주셔서 감사합니다.
<심사평>
「전북청년미술상」은 전주출신 원로작가 유휴열이 전북청년작가의 창작 분위기 활성화와 예술 의지 고취를 위하여 1990년 제정한 순수미술상이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우리 도민이 모두 향유했던 대표적 미술행사였으나 도중에 중단되다가 만 16년 만에 다시 부활했다. 유휴열 선생님께 무한한 경의와 사의를 표한다.
제13회 「전북청년미술상」에 일차적으로 21명의 작가가 후보에 올랐고 11명의 역대수상작가들의 투표로 최종 세 명의 작가가 선별되었다. 이 세 사람은 모두 전주가 고향이며 전주를 기반으로 작업의 뜻을 견지해왔다. 이 세 작가의 기량은 모두 국내 최고 수준에 부합되며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판단이 되어서 누군가 한 사람을 선정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역 미술 활성화, 창작의지 고취, 미술상의 제정 취지와 정신을 입체적으로 고려한 결과 이주리(李 周 里 , 1972-) 작가로 선정되었다.
이주리 작가는 인체를 향한 집요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서 21세기 세계관과 인간관을 축적해왔다. 인물이라는 대상은 동서양 미술의 영원히 끝나지 않을 주제일 것이다. 인물은 주로 정면을 응시한다. 관객과 눈을 마주침으로써 그림을 그린 주체인 화가의 자아나 대상의 자아가 관객과 재설정된다. 이에 반해 이주리가 그리는 인물은 정면을 응시하지도 않으며 자아를 표현하지 않는다. 뒤섞여 뒹굴고 있는 인체군상들이 나타나거나 뒷모습을 노출하는 단독상이 있을 뿐이다. 이는 의도적으로 자아(self)라는 만들어진 신화의 허구를 부인하는 작가의 태도이다. 현재 철학의 담론에서 타자(the other)에 대한 사유와 배려가 더욱 절실한 시점에서 이주리 작가의 인체 시리즈는 타자의 담론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세계의 진실은 대상의 분석이 아니라, 즉 사람이나 물(物)의 대상화가 아니라, 대상들이 처한 환경과의 관계(relation)에 있다는 사실을 작가는 장기간 발언해왔다. 우리는 지금 ‘나’라는 만들어진 신화에서 ‘관계’라는 소박한 진실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이주리 작가는 21세기에 처한 우리의 과제를 상징적으로 웅변해주는 회화적 역량을 보여주었던바, 작가선정위원들은 제13회 전북청년미술상을 이 작가에게 수상하기로 했다.
수상 과정은 고민의 연속이었다. 작가 선정의 최종적 이유로 작품성이라는 대전제 외에 고려된 사항이 하나 더 있다. 어떤 작가가 수상했을 때 지역 전체로 공익이 돌아가는지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이었다. 우리나라는 전업작가 시스템과 작가 지원 시스템이 서구 사회보다 미비하다. 이 미술상은 지역 사회가 아직 우리 작가를 아끼고 사랑하며 지원하고 지켜보고 있다는 상징이다. 더욱이 관료나 행정조직, 문화단체, 미술학교에 더욱 분발하라고 외치는 일갈(一喝)이다. 이주리 작가는 그 어떠한 지원도 보장받지 못한 채 혼자서 외로이 분투해왔던 역사를 현시하고 있다. 이주리 작가의 수상은 많은 젊은 작가들에게도 위로가 되며, 많은 사회 조직의 관심을 최촉(催促)시키는 계기가 되리라 판단한다. 이 미술상을 시작으로 선순환의 물꼬가 트여 유휴열 작가의 예술정신과 애향심이 후학들에게 이어져 미래의 풍성한 수확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2021년 6월 24일,
작가선정위원
강용면(조각가), 김윤진(화가, 건양대 교수), 이진명(미술평론가)
이주리(회화, 1972-) 작가가 선정되었습니다.
전북청년미술상에 많은 관심주셔서 감사합니다.
<심사평>
「전북청년미술상」은 전주출신 원로작가 유휴열이 전북청년작가의 창작 분위기 활성화와 예술 의지 고취를 위하여 1990년 제정한 순수미술상이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우리 도민이 모두 향유했던 대표적 미술행사였으나 도중에 중단되다가 만 16년 만에 다시 부활했다. 유휴열 선생님께 무한한 경의와 사의를 표한다.
제13회 「전북청년미술상」에 일차적으로 21명의 작가가 후보에 올랐고 11명의 역대수상작가들의 투표로 최종 세 명의 작가가 선별되었다. 이 세 사람은 모두 전주가 고향이며 전주를 기반으로 작업의 뜻을 견지해왔다. 이 세 작가의 기량은 모두 국내 최고 수준에 부합되며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판단이 되어서 누군가 한 사람을 선정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역 미술 활성화, 창작의지 고취, 미술상의 제정 취지와 정신을 입체적으로 고려한 결과 이주리(李 周 里 , 1972-) 작가로 선정되었다.
이주리 작가는 인체를 향한 집요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서 21세기 세계관과 인간관을 축적해왔다. 인물이라는 대상은 동서양 미술의 영원히 끝나지 않을 주제일 것이다. 인물은 주로 정면을 응시한다. 관객과 눈을 마주침으로써 그림을 그린 주체인 화가의 자아나 대상의 자아가 관객과 재설정된다. 이에 반해 이주리가 그리는 인물은 정면을 응시하지도 않으며 자아를 표현하지 않는다. 뒤섞여 뒹굴고 있는 인체군상들이 나타나거나 뒷모습을 노출하는 단독상이 있을 뿐이다. 이는 의도적으로 자아(self)라는 만들어진 신화의 허구를 부인하는 작가의 태도이다. 현재 철학의 담론에서 타자(the other)에 대한 사유와 배려가 더욱 절실한 시점에서 이주리 작가의 인체 시리즈는 타자의 담론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세계의 진실은 대상의 분석이 아니라, 즉 사람이나 물(物)의 대상화가 아니라, 대상들이 처한 환경과의 관계(relation)에 있다는 사실을 작가는 장기간 발언해왔다. 우리는 지금 ‘나’라는 만들어진 신화에서 ‘관계’라는 소박한 진실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이주리 작가는 21세기에 처한 우리의 과제를 상징적으로 웅변해주는 회화적 역량을 보여주었던바, 작가선정위원들은 제13회 전북청년미술상을 이 작가에게 수상하기로 했다.
수상 과정은 고민의 연속이었다. 작가 선정의 최종적 이유로 작품성이라는 대전제 외에 고려된 사항이 하나 더 있다. 어떤 작가가 수상했을 때 지역 전체로 공익이 돌아가는지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이었다. 우리나라는 전업작가 시스템과 작가 지원 시스템이 서구 사회보다 미비하다. 이 미술상은 지역 사회가 아직 우리 작가를 아끼고 사랑하며 지원하고 지켜보고 있다는 상징이다. 더욱이 관료나 행정조직, 문화단체, 미술학교에 더욱 분발하라고 외치는 일갈(一喝)이다. 이주리 작가는 그 어떠한 지원도 보장받지 못한 채 혼자서 외로이 분투해왔던 역사를 현시하고 있다. 이주리 작가의 수상은 많은 젊은 작가들에게도 위로가 되며, 많은 사회 조직의 관심을 최촉(催促)시키는 계기가 되리라 판단한다. 이 미술상을 시작으로 선순환의 물꼬가 트여 유휴열 작가의 예술정신과 애향심이 후학들에게 이어져 미래의 풍성한 수확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2021년 6월 24일,
작가선정위원
강용면(조각가), 김윤진(화가, 건양대 교수), 이진명(미술평론가)